지난 3년간 인생학교를 운영하면서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설문을 해 왔습니다. 이런작업을 통해 제가 알게 된 것은 설문을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가 아니라, ‘질문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는 약간은 허망한 사실입니다. 괜히 설문하고 취합하고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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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행복한 인생을 위해 가장 가지고 싶은 것을 고르라면 하면 ‘건강’과 ‘가족’이라는 답이 나옵니다. 그런데 가장 준비가 안 된 것을 고르라고 하면 ‘돈’과 ‘일’이라는 답이 나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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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의 간극은 결국 선택의 간극으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삶의 주인으로 산다는 것은 결국 ‘스스로 선택하는 인생’을 산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질문마다 다른 답을 하는 사람일수록 선택의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아집니다. 선택하고 후회하고, 꿈은 꾸지만 미래는 바뀌지 않죠. 저는 현실과 미래. 이 두 가지 간극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한 번쯤은 내 인생을 멀리서 바라보는 ‘인생조감도’를 그려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아무리 정교하게 설계한다 하더라도 인생이 계획대로 살아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둘러 싼 삶의 안정성이 갈수로 취약해지기 때문입니다. 다니는 회사는 구조조정이라는 이야기로 뒤숭숭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자니 바깥 세상이 두렵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살아가는 비용은 점점 많아져서 큰 병이라도 걸리면 가족의 삶이 통째로 흔들리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내일 일은 모르겠고, 그냥 오늘만 즐기자는 메시지에 솔깃해집니다. 그럼 이런 변수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멈추면 행복하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이 행복한 사람일까요?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사람입니다.저는 ‘성장주의자’입니다. 왜냐고요 성장해야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아 그렇다고 새벽 별 보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자신이 선택한 영역에서 성장하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돈이라면 돈 모으는 재미를, 일이라면 직업적 기술이 연마되는 성취를, 마음이라면 나의 정신이 고양되는 기쁨을, 관계라면 가족과의 대화가 풍성해지는 것에서, 내가 선택한 그 지점에서 하루 하루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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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선택을 하려면 현재가 아닌 미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가지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고, 그 것을 가지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 인생설계입니다. 시간은 참 상대적입니다. 2014년 세월호가 침몰하던 그 가슴 먹먹한 장면은 엊그제처럼 느껴지는데, 2022년은 오지 않을 미래처럼 생각됩니다. 기억하세요. 2022년도 마치 어제처럼 올 것입니다..

2. 나쁜 소식이, 새로운 계기를 만듭니다.

변수에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도적인 삶을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능력은 언제 생길까요? 바로 나쁜 상황을 극복해 내었을 때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고객을 상담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회사를 그만두던 날, 고객과의 상담기록을 검토하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좋은 고객은 기쁨을 주지만, 저를 성장시킨 건 어려운 고객님들이었다는 사실을요. 저도 그렇지만 인생설계학교의 선생님들 역시 같은 이야길 하십니다. 갑작스러운 퇴사에, 가족과의 이별에, 사업의 실패를 겪은 분들이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는 ‘그 때 그 일이 없었다면 지금의 행복은, 성장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나쁜 소식을 좋은 결과로 바꾸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바로 건강입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시 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몸의 건강은 알아서 관리하는 분들이 많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건강은 소홀하기 쉽습니다. 명상을 하던, 글을 쓰던, 일상에서 마음건강을 키울 수 있는 습관 하나 정도는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더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과 만나는 것입니다.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 진짜 웰빙입니다. 좋은 모임을 찾아 적극적으로 참여하시고, 건강한 사람들과 깊이 사귀시기 바랍니다.

3. 당신의 능력을, 보호하세요

인생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가 있다면 ‘자립’이라는 단어입니다. 자녀가 부모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성인이 되면 부모로부터 ‘자립’하는 것이고, 부모가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녀로부터 ‘자립’하는 것입니다. 남편이, 그리고 부인이 서로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역시 ‘자립’입니다. ​따로 살라는 뜻이 아닙니다. 혼자 설 수 있는 사람들이 함께 갈 때 가장 아름다운 관계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럼 자립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아마 ‘돈’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런데 이 ‘돈’에 대한 기준이        ‘자산’에서 ‘소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한 달에 1,000만원을 쓰려면 은행에 10억만 있으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20억이 있어도 30억이 있어도 어렵습니다. 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낮아진 만큼 자산축적보다는, 돈을 벌 수 있는 운용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인생설계에서도 평생 직업을 찾는 일이 중요해지는 이유입니다.

그런데요 혹시 PER(주가수익비율, price-earning ratio) 라는 단어 아시나요?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예를 들어, 1년에 1,000원을 벌어들이는 자판기가 있다면 얼마에 사시겠습니까? 자판기가 튼튼해서 10년 이상 쓸 수 있다면 10,000원을 주고 사더라도 이익이겠죠. 그래서 10,000원에 가격이 형성된다면 자판기의 PER는 10배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같은 자판기라 하더라도 상태에 따라 가격이 높고 낮게 형성되는 거죠.

당신은 PER는 어떤가요?

​열심히 갈고 닦아서 엄청난 효율을 내는 것이 직업인으로서의 목표일 것입니다. 그런데요, 만약 당신에게 고장이 난다면 아무도 당신을 사지 않을 것입니다. PER가 바로 ‘0’이 되는 것이죠, PER가 ‘0’인 대표적인 직업이 ‘의사, 변호사, 중소기업 CEO’ 이런 직업들입니다.

당신의 직업은 어떤가요? 당신이 일을 멈추면 더 이상 수입이 발생하지 않나요?

​그럼 당신이 한 달에 1천만원을 벌든, 1억원을 벌든 당신의 PER는 ‘0’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당신의 직업적 능력을, 소득창출능력을 질병으로부터, 사고로부터, 노화로부터 보호하세요. 당신의 PER가 ‘0’가 되는 순간, 당신이 세운 모든 계획도 무너집니다.

당신의 직업적 능력이 뛰어나다면 대부분의 변수를 통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건강이 무너지면 변수를 통제할 능력도 잃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행복한 인생을 계획하고, 그 계획을 통해 직업적 능력을 키우고,